같은 상황에서도 유독 자신에게만 harsh해지는 순간이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실수를 했다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길 수 있는데, 막상 자신이 그 자리에 서면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오래 마음이 쓰이고,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 곱씹게 된다. 이런 태도는 겉으로 보기엔 자기관리처럼 보이지만, 일상에서는 점점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스로에게 냉정해지는 태도는 대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다. 더 잘해야 한다는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자신을 평가하는 방식이 굳어진다. 문제는 이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잘해도 충분하지 않고, 괜찮아도 만족스럽지 않다. 결과적으로 노력의 크기와 관계없이 마음은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런 상태에서는 성취감이 오래 남지 않는다. 무언가를 해냈을 때 잠깐 안도하지만, 곧바로 다음 부족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칭찬은 짧고, 비판은 오래 지속된다. 이 반복은 자신을 성장시키기보다, 점점 지치게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이 냉정함이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에게는 비교적 관대하면서도, 자신에게만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는 스스로를 더 잘 알아서라기보다, 실패했을 때 감당해야 할 감정이 두렵기 때문이다. 실망, 후회, 불안 같은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 미리 자신을 다그치며 통제하려는 방식이 굳어진다.
이 과정에서 감정은 자주 무시된다.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불편해도 견뎌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감정을 계속 뒤로 미루면, 마음은 쉴 틈을 잃는다. 결국 피로감은 쌓이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자신을 탓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냉정해질수록 여유는 줄어든다.
이 태도가 특히 두드러지는 순간은 비교가 시작될 때다. 다른 사람의 속도와 자신의 속도를 나란히 놓고 바라보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평가 기준은 더 가혹해진다. 보이지 않는 노력과 과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 이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점 객관성을 잃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지금의 기준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익숙해진 압박인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게만 냉정해지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태도는 조금 달라진다.
기록은 이런 인식에 도움을 준다. 하루를 돌아보며 잘하지 못한 점뿐 아니라, 버텨낸 순간을 함께 적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균형이 생긴다. 냉정함 대신 이해가 자리 잡기 시작한다.
스스로에게 관대해진다는 것은 느슨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태도다. 지나치게 냉정한 자기 평가는 잠깐의 긴장감을 줄 수는 있지만, 오래 유지되지는 않는다. 반면 자신을 이해하려는 태도는 회복의 기반이 된다.
스스로에게만 유독 냉정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태도를 문제로만 보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잘하고 싶었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그 마음을 다그침이 아니라 돌봄으로 바꿀 수 있을 때, 일상은 훨씬 안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 주던 여지를 허락하는 것, 그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이 태도를 조금 더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왜 이것밖에 못 했을까”라는 질문 대신,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은 무엇이었을까”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질문이 달라지면 평가의 결도 달라진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말 대신 상황을 이해하려는 시선이 생기면, 같은 결과를 두고도 마음의 반응은 훨씬 부드러워진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점점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이동한다.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연습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자기 평가 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해지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그 태도를 한 번 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채찍인지, 잠시 멈춤인지 질문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 질문이 반복될수록 자신을 대하는 방식은 조금씩 숨 쉴 공간을 얻게 된다.